그때 그날의 기억들

15편

작성자 : Errest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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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퍼즐과도 같다. 승리와 패배, 이 두가지로의 길을 결정하는것은 그것을 좀 더 현명하게 풀어나가는쪽에 우선권이 주어지는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캐리어와 파이터, 그리고 팍스를 이용한 전술로 JMP와 SC 연합군의 압도적인 전력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쥘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뿐이다. JMP와 SC측은 우리가 안티 파이터를 이용하여 제공권을 장학하고, 제공권 장악을 바탕으로 전투를 손쉽게 풀어나가는거을 보고 그들 또한 캐리어 전술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JMP는 시즈그린의 안티파이터 전술에대해 분석하고, 연구하는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 또한 적들이 캐리어 전술에서 더이상 뒤쳐져 있지않고, 우리와 동일 선상에 위치해 있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적들이 더이상 드레드넛위주의 플릿 구성이 아닌, 캐리어 위주의 플릿으로 올거라고 예상했고 얼라이언스 멤버들과 연합군 멤버들에게 다가올 전투에 대비하여 여분의 안티파이터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LO측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일단은 알았다고 답해주었다. 나는 또한 특별 지시로, 얼라이언스의 캐리어 파일럿들에게 캐리어 행어에 안티파이터를 가득히 채워오라고 명령하였다. 안티파이터만 보유한 캐리어는 섭캡과 캐피탈에게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지만, 이번 전투에서 그 무엇보다도 제공권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월 18일 아침, 양측의 전력은 Bosboger 성계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JMP/SC 연합군이 꺼내든 카드는 예상대로 캐리어였다. 그들은 무려 80여대의 캐리어를 이번 전투에 투사하였고, 이것은 그동안 파이터를 이용한 제공권 싸움(이후 섭캡싸움에섯 우위를 점하는 방식)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내미는 도전장과도 같았다. 블릭랜드 연합군의 캐리어는 40여대가 채 못되었고, 그마저도 안티파이터로 가득찬 캐리어는 절반도 못되는 십수여대밖에 되지 않았다.

 

연합군의 멤버중 Lost Obsession은 SC의 스파이를 염려하여 우리와 다른 플릿으로 별개행동을 한다고 나에게 통보했고, 나는 이것을 승인했다. 나는 Bosboger 성계로 아포슬과 마차리얼 플릿을 투입시켰고 랜딩후 아군의 캐리어 플릿 또한 투입했다. 우리의 캐피탈들이 필드에 전개되자 JMP/SC의 드레드넛들 또한 필드에 전개되었다.

 

서로의 캐피탈들을 주거니 받거니하는동안, 캐리어 파일럿들은 제공권을 잡기위해 서로의 안티파이터를 사출하여 치열한 공중전을 개시하였다. 중요한건 SC측의 캐리어 플릿이었다. 아직 그들은 캐리어 플릿을 투사하지 않았다.

 

LO측은 아군과 JMP가 뒤엉켜싸우는 전장에서 100KM 떨어진곳에 사이노를 열고 캐피탈들을 투입했다. 적의 드레드넛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DPS를 투사하기위함으로 보였다. 하지만 LO의 이런 전략을 예상이라도한듯, LO의 캐피탈 옆에 SC측의 사이노가 열리고 SC의 캐리어 플릿이 전장에 투입되기 시작됐다.

 

 

전장은 두개의 큰 덩어리로 나뉘었다. 시즈그린과 DHSJ, 그리고 LO와 SC가 뒤엉켜 싸우는 덩어리 말이다. SC는 LO이 위치한쪽에 캐피탈들 드랍하면서, 우리쪽에도 추가적인 드레드넛을 투입하였고 우리의 Fax를 먼저 제거하려고했다. 나는 우선적으로 적의 드레드넛을 집중사격하면서 하나씩 제거하면서 아군이 제공권을 장악할때까지 적의 로지스틱을 제거하려고 마음먹었다. 반면 LO의 사정은 좋지 못했다. 수십대의 캐리어의 집중포화를 받은 LO의 드레드넛과 캐리어, 그리고 Fax들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좋지못한 상황을 관측하였지만 너무 장거리에 위치해있었고, 우리의 사정 또한 그리 좋지 못한지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시선을 돌려 파이터와 파이터가 뒤엉켜 싸우는, 파이터가 뭉쳐진 "덩어리"를 보았다. 우리의 파이터 수가 여전히 밀리고 있었다. 나는 캐리어 파일럿들에게 상황이 어떻냐고 물었다.

 

"적 파이터 상태가 어때?"

 

"계속해서 제거중인데 저쪽도 안티 파이터수가 많아서 아직 한참은 잡아야할듯함."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아군의 캐리어 파일럿들을 믿어야만했다. 일단은 계속해서 적의 드레드넛을 제거하며 아군 Fax에 가해지는 데미지를 어떤식으로든 줄여야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다행스럽게도, 아군의 화력을 견디다못한 적의 드레드넛들이 하나둘씩 시즈를 풀면서 Fax에 가해지던 부담을 조금은 덜게 되었다. 나는 적의 드레드넛들이 마무리되자 곧바로 적의 Fax에 온 화력을 투사하기 시작했다. 적의 Fax를 제거하면 할수록, 적의 저항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수의 드레드넛들이 계속해서 투입되었고, 우리 또한 Fax를 계속해서 투입했다.

 

한편 LO측은 SC에게 압도되어, 플릿이 유지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고 생존한 캐피탈들은 위치를 변경하여 우리 플릿에 참가, 우리 진형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나는 DHSJ/SC의 Fax를 충분히 제거했다고 판단하고, 적의 섭캡라인에 화력을 투사하기로 결정했다. 적의 Fax들은 그리드에 얼마없었고, 그마저도 오랜 전투로 인해 캡부가 바닥을 보이고 있을 터였다.

 

빙고! 적의 섭캡라인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었다. 짧은 시간내에 우리는 십수여대의 마차리얼을 분쇄시켰고 적들은 황급히 추가적으로 Fax를 그리드에 전개시키고나서야 겨우겨우 로지스틱을 복구 할수 있었다.

 

 

한편, 이미 아군 캐리어들은 파이터가 고갈된지 오래였으나, 나는 이 상황을 예측하여 홈 성계인 Huola에 수십빌리언어치의 파이터를 준비해놨었고, 캐리어 파일럿들은 홈성계에서 점프 피로도 한도내에서 파이터를 보급받고 다시 전선에 재투입 하고 있을 정도로 파이터 싸움은 치열했다. 적의 섭캡라인은 궤멸상태였고, 드레드넛 또한 무력화되었다. 남은건 적들의 캐리어들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캐리어쪽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적 파이터수 점점 줄어들고 있고, 더이상 보충하지 못하는거 같음. 우리가 이긴거 같다."

 

 

적들은 80여대의 캐리어를 보유하고 있었고, 당연히 안티파이터의 숫자도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적들은 여분의 파이터를 준비하지 않았고, 그들의 숫자를 맹신한 나머지 안티파이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 댓가로, 거대하게 느껴졌던 그들의 파이터무리는 언뜻보기에도 확연히 줄어들고 있었다. 80여대의 캐리어는 더이상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쇳덩어리일뿐이었다.

 

나는 플릿원들을 독려하며 적의 얼마남지 않은 Fax를 제거하려고 마음먹은 순간, LO측에서 다급하게 SC측의 슈퍼캐리어 플릿이 오고 있으니 즉시 퇴각하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오랜 전투로인한 피로감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치명적이게도, 나는 30여대의 슈퍼캐피탈을 3대로 잘못 알아들어 우리의 안티파이터 전력으로 충분히 감당가능하다고 판단, 전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내 결정에 따라 플릿은 그리드에서 계속해서 적과의 교전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SC/DHSJ의 슈퍼캐피탈은 3대가 아닌 30여대였고, 타이탄 또한 필드에 전개되었다. 나는 Fax들이 헌신적으로 슈퍼캐피탈과, 타이탄의 둠스데이를 버티는동안 적의 Fax 몇을 더잡고 후퇴를 결정했다.

 

bosboger에서의 전투는 이후 CCP가 캐리어를 너프하며 메타가 변경되어, 로섹 최대규모의, 어쩌면 뉴에덴 최대 규모의 파이터 대전으로 남게되었다. 우리의 캐리어 파일럿들은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분투하여 압도적인 파이터 교환비를 유지하였고, 2배수가 넘는 차이를 극복하는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우리의 패배였고, 1월부터 승승장구하던 연합군의 기세는 이 전투이후로 크게 꺾여 이후 DHSJ가 몰락하고, LO 또한 전선에서 이탈하며 전쟁은 쉐도우 카르텔과 블릭랜드 연합군이 협상하는 7월달까지 처절하게 계속되었다.

 

시즈그린 마차리얼 시점 영상 : https://dai.ly/x6vji3r

이브뉴스24 번역 링크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eveonline&no=218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