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날의 기억들

18편

작성자 : Errestrian

조회수 : 539

여러번에 걸친 스너프와의 항쟁은 꽤나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우리는 인원수의 불리함, 힘의 역량 차이를 중소규모의 동맹들을 모집하는것으로 견뎌냈고 때로는 승리, 패배하기도하며 좋은 싸움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이런 힘의 균형은 스너프가 AVDOT.을 한편으로 끌어들이면서 깨졌다. AVDOT.은 윈터코얼리전의 주축인 FRT 아래에서 활동하던 중국계열의 AUTZ 그룹이었다.

 

FRT와 많은 연관이 있는 그룹이었고, 우리 역시 윈터코얼리전 소속으로  남부 널섹에서 레거시에 대항해서 싸우고 있었기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당시 윈터코얼리전이 레거시에게 주거점인 디토리드와 인스마더를 함락당하기 직전이었기도 했고, 설마 이런 상황에서? 이런 안이한 생각이 나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AVDOT.은 헤이마타로 파병을 왔다. 목표물은 시즈그린이었다. 외교적으로 대화할 상대가 아닌것을 알게된 나는 FRT에게 양해를 구하고 헤이마타로 전격 복귀, 새로운 상대와의 새로운 전쟁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다가왔다.

 

계기는 사소했다. Dock worker가 반쯤은 장난삼아 리인포스 시켰던 우리의 아타노르의 타이머에 AVDOT이 폼업하는 징후가 포착되었기에 우리도 역시 전력으로 폼업을 하기 시작했다. 

 

스너프와 달리 우리는 자랑할만한 스파이 네트워크가 없었고, 특히나 저들은 중국어권 그룹이었으므로 더더욱 알아낼만한 정보가 없었다. 킬보드만으로 추측한 저들의 전력은 우리와 엇비슷하다 정도. 

 

전투가 시작되면 스너프가 눈에 불을켜고 헤이마타로 달려올것이 분명했으므로 

 

우리는 적의 전력이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서

스너프가 오기전 한정된 시간만으로 전투를 끝내야만 했다. 

 

이런 불리한 요소들이 있었지만 엇비슷한 상대와의 교전에서 기대되는 호승심, 이들의 괘씸함(우리와 블루인 FRT 소속의 캐릭터들로 여전히 돈을 벌고 있었으므로)이 나에게 과감한 결정을 유도했다.

 

양측 모두 화끈한 성격을 자랑하는 그룹들이었기에 교전은 빠르게 확대되었다. 전투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양측의 드레드넛이 투입되었고, 나는 슈퍼캐피탈의 로그인을 지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저들 역시 슈퍼캐피탈을 로그인하기 시작했다.

 

양측의 드레드넛들이 교환되는 순간에도, 나는 서로의 슈퍼캐피탈의 숫자를 비교하며 찰나의 망설임을 가졌다. 그리고 스너프가 폼업하기 시작했다. 

 

스너프가 위치한 블랙라이즈에서 이곳까지는 15~20여분의 시간이 걸린다. 

 

뭐..더 생각할것이 있을까. 한번 해보는거지. 

 

이렇게 생각한 나는 슈퍼캐피탈들의 점프를 지시했고, 얼마지나지않아 양측의 슈퍼캐피탈들이 그리드에 전개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Leshak 중심의 서브캐피탈, 적은 Machariel 중심의 서브 캐피탈을 보유하고 있었다. 드레드넛은 우리 드레드넛의 숫자가 조금 부족했다. 더욱이 AVDOT은 100% 비율의 리벨레이션을 카운터링하기위해 리벨레이션이 화력이 급감하는 원거리에 나글파를 드랍하는 전술을 선보였다. 다소 신선한 전술이었다.

양측의 드레드넛이 하나, 둘씩 떨어져나가고 그 속도는 우리가 미세하게 빨랐다. 슈퍼캐피탈의 숫자가 비슷했으므로 변수는 FAX의 숫자였다. 필드에 전개된 적의 FAX 숫자는 우리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었다. 

 

전투를 길게 끌면 우리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것 같았으나 우리에게 더이상 주어진 시간이 없었다. 스너프의 플릿이 근접했다는 보고가 계속해서 나를 압박했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적의 드레드넛을 잡는것을 멈추고, 도망갈 준비를 해야했다. 당연히 저들을 우리를 도망하게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적은 스너프의 구원 플릿이 오는것에 맞춰서 적어도 한대의 타이탄이라도 태클하겠다는것마냥, 에레버스 파일럿 한명을 골라서 마차리얼들이 붙어서 스크램블을 걸고 있었다. 적의 슈퍼캐리어들과 캐리어들은 태클파이터인 사이렌을 붙이고 있었고. 

 

 

나는 우선적으로 슈퍼캐피탈을 간단하게 태클할수 있는 적의 HIC를 제거하는데 성공했고, FAX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적의 서브캐피탈과 태클 파이터들을 하나둘씩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태클당한 에레버스 파일럿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할정도의 패닉에 빠져있었지만, 내가 살수 있다고 끊임없이 다독였고, 실제로도 가능해보였다.

 

끊임없이 워프 버튼을 연타하는 그. 

줄어들어가는 적들의 서브캐피탈.

그리고 우리의 드레드넛+서브캐피탈들이 적의 서브캐피탈을 제거하는동안 적들 역시 우리의 드레드넛을 신나게 제거하고 있었다. 

 

로컬에 스너프의 플릿이 들어오는것이 포착되었다. 

꽤나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의 드레드넛들은 거의 궤멸상태다. 이제 적들은 우리의 FAX를 줄여나가고 있다.

 

에레버스는 아직도 태클당해있는 상태. 그리고 패닉.

 

급할수록 천천히..급할수록 천천히..

 

나는 쉴새없이 프라이머리를 불렀고, 에레버스 파일럿을 다독였다.

 

적을 얼마나 줄였을까, 에레버스 파일럿이 워프아웃에 성공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1분도 지나지않아 스너프의 플릿이 그리드에 전개되었다. 

에레버스도 살렸고, 더이상 머물 이유가 없어졌기에 나는 지체없이 워프아웃을 지시했다. 


 

교전 결과는 우리가 손해였다. 스너프의 개입이 없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싸움이었다. 

전투의 흥분감과 아드레날린이 없어지자 많은 이들이 나에게 한가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싸워주면 안된다.”